[옵저버]/[스타]
080428 신한은행프로리그2008 KTF VS 위메이드 4경기 박성균 대 이영호 돌아보기.
알리콘
2008. 4. 29. 05:39
테란의 차세대 패권을 노리는 두명의 어린 테란들이 오델로에서 격돌했다.
KTF의 이영호와 위메이드의 박성균이 보여준 그 환상적인 경기에 귀찮음을 이겨내고 리뷰를 써본다.
맵은 오셀로. 각자의 스타팅은 1시 박성균(T), 7시 이영호(T).
이영호는 2팩토리 상태에서 아카데미와 아모리를 올려놓은 상태. 거기에 본진과 앞마당 커맨드에 모두 스캔을 달아 놓았다. 박성균은 스타포트에서 클로킹레이스를 3기 뽑아 이영호의 본진에서의 스타포트 건설을 늦춰보지만 앞마당은 이미 많이 늦은 상태.
배럭이 깨진 이영호는 팩토리의 추가가 늦은 상태, 박성균은 4팩토리를 올리고 스타포트에선 드랍쉽을 꾸준히 뽑아준다.
박성균의 스타포트 위치를 파악한 이영호는 원드랍쉽에 원탱크 2골리앗을 태워 스타포트를 공격, 그러나 박성균 또한 드랍쉽병력으로 가볍게 막아낸다.
이에 박성균은 이영호의 중앙멀티 뒤쪽 언덕에 드랍쉽병력을 내리며 커맨드센터를 들게 만든다. 그러나 이영호는 커맨드 센터와 SCV에는 피해가 거의 없는 상태. 박성균은 언덕에 원탱크와 원골리앗만 남겨두고 나머지 병력은 드랍쉽에 태워 자신의 앞마당쪽으로 회군.
* * * *
테테전에 있어서 S급과 S급 테란의 대결은 이렇게나 재미있는 경기가 나오는 구나 싶었다.
경기 결과가 내가 응원한 대로 나와서 더욱 흐뭇했고. *^ ^*
불꽃의 심장을 가진 이영호와 얼음의 심장을 가진 박성균.
다른 듯 닮아있는 두 테란은 서로를 만나면 재미있는 경기양상을 보여준다.
활활 타오르던 이영호는 냉철한 면을 보이고, 냉철하던 박성균은 불처럼 끓어오르는 면을 보인다.
이영호만 아니였다면 박성균의 빌드는 왠만해서는 먹혔을 것이다.
또한 이영호의 상대가 박성균이 아니라면 저렇게 수준높은 테테전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 수 한 수가 감탄스럽고 놀라웠다.
박성균은 테테전에서 노스캔 빌드를 즐겨하는데 이영호와의 대결에선 스캔을 다는게 낫지 않을까.
그리고 전맵에 SCV를 퍼트려서 스캔으로는 얻을 수 없는 더 광범위하고 동시적인 정보의 습득은
박성균이 먼저 보여준 것인데 이영호는 그것을 어느새 자신의 플레이에 포함시키고 그 빌드를 사용해서
빌드를 만들어낸 박성균을 이긴다.
이 둘의 대결은 테테전에서 필요한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경기를 보여준다. 상대방보다 유리한 거점장악과 정보를 취득하고, 자신이 취득한 정보를 분석하여 상대방의 위치와 행동을 예측하는 것까지.
초반 빌드가 갈리고, 박성균의 날빌이 생각보다 아래의 성과를 거둔 순간 주도권은 이영호가 잡게 되었으며
이영호는 그 주도권을 한 번도 놓지 않았다. 박성균이 분투해 보지만 이영호는 계속 한 점 한 점 박성균이
해야할 것을 예측하고 그것을 차단해 버린다. 점점 차이는 벌어지고 압도적인 물량차이에 GG.
이영호의 가능성. 그것의 발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구나. 무서워 무서워.
그리고 성균이의 경기력도 정말 좋았다. 뭔가 잘못한 걸 꼬집어 보고 싶은데 딱히 성균이가 잘못한 것도
없고-_- 이 경기는 이영호 박성균 이었기에 만들 수 있었던 놀라운 동족전 이었다.
너무 놀라운 경기고 영호가 기특해서 리뷰를 썼는데 이게 무슨 헛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시간이 늦어서도 그렇고 내가 테테전에 대한 감각이 별로 없어서도 그렇고.
그래도 영호는 잘했다-♡ 그러나 난 영호를 칭찬한지 30분만에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고 말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