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잉 (Knowing, 2009)

(이미지 출처는 다음 무비입니다.)

예전에 벤자민 버튼을 보았던 친구와 겸사겸사 노잉까지 관람했다. 메가박스에서 콜라 하나 사들고 영화 시작 시간에 후다닥 달려들어갔더니 이제 막 시작하려던 찰나였다. 그러나 내 앞에는 거대한 대두의 장벽이 놓여져있었고 그 사람은 자신의 머리크기를 자각하지 못한채 허리를 꼿꼿히 펴고 영화 끝까지-_- 관람하였다.
영화 곳곳에 꽤나 복선이 많이 깔려있었지만, 나는 케서방이 MIT공대의 천체물리학자 인걸 알자마자 대충 결말까지 눈치를 챌 수 있었다. 물론 세세한 내용까지야 짐작은 못했지만. 누군가는 4/5까진 좋았는데 마지막 1/5이 영화를 망쳤다고 하긴 했지만 나는 뭐 SOSO..
 

음. 여기부턴 스포일러가 될테니까 접기 기능을 대충 사용해보겠음. 일단 예고영상이나 문구에서 숫자가 나열되어 있는걸 보고 난 어디서 또 주워들은 얘기로 저 숫자를 어떤 특정 진수로 나눠서 그걸 또 알파벳으로 치환하는 과정을 거치면 그 메세지가 드러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복잡하지는 않고 세계 대 재앙의 날짜와 그 피해자 수 그리고 네비게이션상의 위도와 경도를 나타내는 숫자들이었다.
미국 블록버스터에서 누누히 드러나는 가족간의 사랑과 부성애와 모성애는 빠짐없이 나왔다. 기독교적인 세계관도 빠지지않고 나왔고.

 계기는 뜬금없는 우연의 연속으로 시작된다. 물론 그게 우연이 아니라 운명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여튼 꼬맹이들이 둘이 귀에 뭔가가 들린다고 했을 때부터 이상타 싶더니 역시나. 외계인 얘기는 빠짐없이 나왔고 결말도 그들에게 선택받은 자들만이 살아남는 그런 얘기였다. 누군가는 노아의 방주 최신버전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론 맞는 말 같다.
그나저나 마지막에 외계인들이 지구인같은 차림을 벗고 우주선 타고 날아가서 새로운 행성에 애들을 내려주는 장면 모두가 CG처리 대박이었는데 CG티가 너무나도 많이나서 이건 뭐-_-; 거기에 선악과나무를 상징하는 듯한 언덕 위 큰 나무로 뛰어가는 아이들은 뭥미.  
재난영화라더니 이건 재난영화가 아니다. 극복할 수 있고 뭐고를 떠나서 그냥 다함께 멸망했습니다. 뭐 이런 내용이니까. 아이의 처음 말대로 우리같은 지구인이 살 수 있는 행성은 이 우주에 얼마나 많을까. 은하계도 수없이 많은 만큼 지구말고 다른 생명이 존재하는 곳도 분명히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영화 자체에선 하고 싶은 말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나름 열심히 나열하려고 했던게 보여지긴 하더라. 종말론에 대해서 어떤 생각들인지는 뭐.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긴했는데 결말이 살짝 아쉬운건 나도 동감. 그래도 친구랑 영화관에 둘만 남아서 엔딩 올라가는거 모조리 보고 일어선건 좀 재밌었다. 후후. 직원들의 청소하게 얼른 나가주세요 라는 표정들 이셨지만 그냥 꿋꿋히 앉아서 보고 일어섰다. 청소시간이 늦게 되서 좀 미안했지만.

개인적으로 전공과 관련된 내용이 조금 나와서 그 부분에 대해선 생각보다 심각한 눈초리로 쳐다본 기억이 난다. 난 꼭 전공과 관련되면 이런 자세로 영화를 보게 되서 그건 좀 고치고 싶은데 쉽게 안고쳐지는걸 어쩌라궁 ㅠㅠ 영화를 보는 내내 쓰고 싶었던 얘기는 많았는데 한 사일 정도 지나서 쓰려니까 잘 생각이 안난다. 이래서 영화는 보고 와서 바로바로 썼어야하는건데  끙. 이제 곧 개봉하는 천사와 악마도 꼭 보러가야지+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