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역시 사람사는 일이 내 마음대로만 흘러가지 않아서 재밌는걸지도 모르겠다.
추운 크리스마스밤에 이마트에 다녀오는 길에 아파트 쪽문앞에서 수줍게 선물을 내밀며 내가 집에 갈때까지 보지말라던 남자애와 알겠다고 어서 가보라던 여자아이의 투닥댐을 보면서 난 옆구리에 낀 비닐봉다리를 더 꽉 부여잡고 더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가장 최근의 연애는 그것이 연애라고 할 수도 없을정도로 짧았고 아무것도 없었다. 사실 남의 일보다 내 일에 대해서 더 둔감한 편이기도 하고 좀 상대에 대해서 간과하기도 하는 편이라서 예상치 못하고 시작하긴 했는데. 사실 이년전에는 떡밥을 뿌려도 반응이 없길래 그냥 안되는가 보다 하고 넘긴 거여서 그게 삼년을 지속할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좀 시원하게 말해줬으면 롱런 커플이 되었을까?) 그리고 내가 첫눈에 반한 타입이 아니면 계속 좋아하는 타입이라. 오늘이 10만큼 좋아했다면 내일은 12 그다음날은 14. 그래서 예전엔 내가 고백받았는데도 깨질땐 내가 더 좋아서 끙끙거리고 앓아누웠었지. 아마 그쪽도 힘들어서 내가 그만큼 쌓여가는 시간을 주기 힘들었다던가-_- 특유의 남자다운 내 성격에 지쳐 나가떨어졌다든가겠지만.
이렇게 또 끝나고 나니 역시 연애는 딱 불같은게 중요한 것 같다. 쌓이고 쌓여서 그게 사랑이 될 수 없다는 건 아니지만 한순간에 불타오르는 게 아니라면 역시 그닥 결과는 좋지 않다. 희망고문만 될 뿐이지. 상대를 첫눈에 사로잡는 스킬이란게 이래서 중요한건가 싶다. 첫인상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니까 구질구질하게 매달린 건 때려쳐야지. 희망에 매달려봤자 이미 때는 늦었다는 걸 이제 와서 깨닫는 게 우습다. ㅠ_ㅠ 괜찮아 겨울이 추워도 옷 껴입고 집밖에 안나가면 따뜻하니까.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