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면 실물이 보고싶고, 한번보면 또 열심히 쫓아다니고 그렇게 날짜를 꼽아가며 자세한 일정까지 스케쥴러에 적어가며 좋아하는게 내가 가진 많은 팬질 방법중에 하나다. 보면 좋고 힘들어도 좋다. 힘이 들지 않고 보면 좋지만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큼 내 지위나 인맥이 좋은 건 아니니까. 뭐가 딸리면 몸이 고생을 해야지.
근데 몸이 고생을 하는 것보다 정신적으로 지칠까봐 그게 걱정이 된다. 나혼자 너무 앞서나가서 좋아하는게 아닌가. 영생이에게 별 감정이 없는 친구를 잡고 영생이 얘기를 주절주절 늘어놓을때가 종종있는데 걔가 날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가정을 하다보면 내가 좀 서글프기도 하고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물론 각자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서 프리하게 들어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친구사이도 좋지만 팬질 하면서도 친구를 만들어야 하는 생각을 종종한다. 낯을 좀 가리는 성격 때문에 그런건가. 왜이리 외로운 팬질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영호를 좋아했을때도(이건 뭐 제풀에 꺽인건 아니고 겸사겸사였지만) 어느순간 스르륵 꺽여서 영호 오프는 잘 안가는 편이다. 키티경기는 종종가도 개인리그 오프를 가도 좀 뻘줌하다고 해야하나. 팬미팅 가기도 그르코. 영호야 누나가 2008년 생일 선물로 줬던 직찍 액자랑 사진첩은 잘 갖고 있니. 누나는 그게 그르케 궁금해여..

DVD를 보다가, 시험공부를 하다가 그냥 마음이 스르륵 지치고 있는 기분이다. 애써 다잡으려고 하지만 참 녹록치 않다. 내 성격탓인가 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나오면 또 헤벌레 하면서 보러 다니고 응원하겠지만 마음에 난 구멍이 그걸로 메꿔질진 나도 잘 모르겠다. 난 나를 너무 많이 소비하면서 남을 좋아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큰 문제점은 여기서 지쳐도 돌아가서 비빌 언덕이 있다는 현실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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