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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데 날씨도 덥고 몸은 축축 늘어지고, 동생이 띵동거리면서 피아노 치는 소리가 그렇게 거슬릴 수가 없더군. 졸라 신경질이란 신경질은 다내면서 투덜투덜 대고.
그러다가 다시 걸어가는 길에 내가 왜 신경질이 났는지 알게됐다.
되지도 않는 자신감, 되지도 않을 자격지심.
지치고 화가 난다. 왜 내가 이러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왜 여기서 이렇게 짜증이 나야되는건지도 모르겠다.
쉽게 가라면 쉽게 갈 수도 있는 것 같은데 그걸 갈 수 없어서 이렇게 된건가 원망도 들고.
아. 역시 본질보다는 그 본질주변에 있는 것들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경우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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