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저기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친해지면 떠벌거리기도 좋아하고 앵겨붙기도 좋아하는 편이라서
가끔은 내가 제대로 살고 있나 의심하고 있을 때가 있다.

가장 조심하는 것은 무엇보다 서로의 호불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

차라리 난 A를 좋아하고 B를 싫어하고, 상대는 B를 좋아하고 A를 싫어하면 아예 그분야에 대해서는 말도 안하거나, 처음부터 어느정도 이상으로 친해지지 않는데 나는 A,C를 좋아하고 B를 싫어하는데 상대가 A,B를 좋아하고 C를 싫어할 경우엔 조금 난감하다. 이 경우에는 A만 줄창 말하고 B,C얘긴 안하거나 내가 B를 싫어한다는 얘기를 아예 하지 않는다. 요근래 가슴속에 품어둔 모분은.. 내 주위에서 모조리 싫어한다. 그래서 세 명 빼놓고 좋아한다고 커밍아웃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게 무슨 비밀연애도 아니고 참 나. 왜냐면 그 사람들이 원래 모분을 싫어하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뒤늦게 꽂힌거라 이제와서 내가 좋아하니까 까지마삼 이라고 할 수가 없단 말이쥐.

그리고 뭐 이쪽 분야에서 친해졌는데 다른 분야에서도 엇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을 때라던가.
사실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적당히 아는 척 하거나 아아 그렇구나 하고 듣는게 평소 태도다. 좋아하는게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주위 사람들과의 호불호가 갈려서 그건 좀 슬프다. 내 취향대로 좋아하는데도 주위의 신경을 써야 한다니. 특히 그분 겁나 미안효.

그냥 가슴에만 품고 있는게 제일 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손 깨물어서 안아픈 손가락도 있을 수 있고, 더 아픈 손가락도 있을 수 있는게 파슨라이프가 아니던가? 그런 의미에서 내가 아끼는 놈들 나한테 좀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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