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에 다 쓰진 못했지만 나름 정신없게 보냈던 것 같다.

서거 소식을 듣고 믿을 수가 없어서 그날 하루는 그저 멍하니 앉아서 울다가 멍때리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다가 친구를 재촉해서 시청앞에 갔지만 시간이 늦어서 그런건지 대한문 앞엔 가지도 못하고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대한문을 두어 시간쯤 바라보다가 집으로 귀가했다. 일요일에 지인들과 다시 시청앞을 찾아서 세시간쯤 줄을 서서 조문을 했다. 세시간을 기다리며 여러가지 얘길하면서까진 실감이 잘 나지 않았는데 긴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 대한문앞에 서자 서거사실이 현실로 다가와서 마음이 비통해졌다. 분향하고 담배한갑 놔드리고 절을 하는데도 눈물이 솟구치진 않았는데 나오며 '타는 목마름으로'가 들려온순간 다 잊고 펑펑 울면서 나왔다.

그리고 서울역 분향소가 설치되었단 이야기에 수요일에 다시 서울역을 방문해서 조문했다. 낮시간대라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고 분향할 수 있었는데 나오면서 유시민님 얼굴을 보면 너무 주체 못하고 울어버릴까봐 고개 푹 수그리고 손을 잡는데 시민님이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셔서 거기서 또 울음이 터져서 계속 울면서 인사하고 집으로 왔다.

금요일엔 또 시청을 찾아서 영결식과 노제를 지냈다. 그순간에도.. 믿겨지지가 않아서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아서 눈물이 나고 원통했다. 뭔가 글로 잘 표현해야하는데 그 기분을 글로 다 옮길수가 없는 내 어휘력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게 지나가지만 절대 잊지 않겠다고. 비단을 비단인줄 모르고 걸레로 썼던 그 죄송한 마음 잊지 않고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기억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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