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전에 갔었던 시청은 참담함과 비통한 기억 뿐이었다. 그때 같이 했었던 친구와 다시 한 번 약속을 잡으며, 이곳에서 만나게 되는 약속을 올해에 다시 하게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해었다고 우스개처럼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이 반쯤 찬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에 내려서 친구와 만나서 대한문 앞에서 잠시 있다가 곧 차량행렬이 도착하는 것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DMB를 켜 이희호 여사님의 추도문을 듣고, 곧 움직이는 운구행렬을 지켜보았다. 내 앞을 지나 도로를 달려가는 차량을 보며 소리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그제서야 마음으로 그 분을 보내드려야 하는 때라는 걸 깨달았다.

 아직 분향을 하지 못해서 친구와 줄을 서서 얼마 기다리지 않아 헌화하고 분향하고 절을 드렸다. 잔잔하게 웃고 계시는 영정사진을 바라보며 그분의 뜻을 다시 한 번 기리고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시라는 말만을 마음속으로 되냈다. 방명록을 쓰고 나오면서 에어컨도 틀지 않은 분향소가 얼마나 시원했는지, 그 이유가 마치 그분의 배려인것만 같다고 친구와 몇번씩 신기하다고 얘기했다.

 
 행복하게 살아서, 그때는 그것이 행복인 줄 몰랐는데. 이제서야 그것이 행복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당신의 국민이여서, 당신의 국민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평안하시기 만을 바랍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이라는 말, 기억하고 또 명심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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