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란의 차세대 패권을 노리는 두명의 어린 테란들이 오델로에서 격돌했다.
KTF의 이영호와 위메이드의 박성균이 보여준 그 환상적인 경기에 귀찮음을 이겨내고 리뷰를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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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은 오셀로. 각자의 스타팅은 1시 박성균(T), 7시 이영호(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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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의 빌드는 원팩멀티, 박성균은 2팩마인업속업벌처 스타포트(드랍쉽)빌드. 이영호는 원팩토리에서 꾸준히 탱크를 찍어주며 커맨드를 짓고 원팩토리를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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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랍쉽이 나온 박성균은 4벌처를 본진쪽에 드랍하며 마인매설을 통해 탱크의 위치제한 및 탱크의 수를 줄여주려는 의도를 보인다. 본진에서 4벌처로 시선을 끄는 동안 이영호의 앞마당쪽으로 박성균의 2벌처가 가보지만 3탱크중에 원탱크+2팩에서 나온 2탱크를 본진에 배치하고 초반 2탱을 앞마당에 배치하고 본진SCV를 적절한 타이밍에 앞마당으로 뺀 이영호의 센스에 생각보다는 큰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

이영호는 2팩토리 상태에서 아카데미와 아모리를 올려놓은 상태. 거기에 본진과 앞마당 커맨드에 모두 스캔을 달아 놓았다. 박성균은 스타포트에서 클로킹레이스를 3기 뽑아 이영호의 본진에서의 스타포트 건설을 늦춰보지만 앞마당은 이미 많이 늦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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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성균은 2탱크를 이영호의 앞마당 뒤편에 드랍해며 이영호의 앞마당 활성화를 방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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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는 앞마당의 SCV를 본진으로 회군시킨다. 이영호도 스타포트에서 드랍쉽이 생산되고, 박성균은 클로킹레이쓰로 드랍쉽의 격추를 노리지만 사거리업 골리앗과 적절한 스캔사용으로 미수로 돌아가고, 박성균은 이영호의 앞마당을 포격하던 시즈탱크를 접고 골리앗이 태운다. 본진으로 귀환하려는 박성균의 드랍쉽 컨트롤도 좋았지만 결국 이영호의 병력에 의해 원드랍쉽+2탱크는 정리된다.
배럭이 깨진 이영호는 팩토리의 추가가 늦은 상태, 박성균은 4팩토리를 올리고 스타포트에선 드랍쉽을 꾸준히 뽑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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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상태에서 보유병력은 이영호가 압도적으로 많음. 뒤늦게 배럭을 다시 올린 이영호는 2팩을 추가하며 4팩토리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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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맵에 SCV를 펼쳐놓은 이영호는 박성균의 4드랍쉽이 자신의 본진을 노린다는 정보를 얻게 되고, 본진SCV와 자신의 드랍쉽에 있던 병력으로 깔끔하게 박성균의 드랍병력을 정리. 이영호는 돌아가는 박성균의 드랍쉽을 노리지만 박성균 또한 날카로운 반응속도로 궤도를 수정한다. 그러나 이영호의 돌아간 골리앗에 의해서 결국엔 2드랍쉽이 격추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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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에 나왔던 서로의 실력을 대변해주는 재밌는 장면. 같이 터지는 SCV라니.

박성균의 스타포트 위치를 파악한 이영호는 원드랍쉽에 원탱크 2골리앗을 태워 스타포트를 공격, 그러나 박성균 또한 드랍쉽병력으로 가볍게 막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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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는 자신의 본진 앞 가스멀티를 완성시키면서 드랍쉽으로 박성균의 앞마당 입구쪽을 압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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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균의 본진앞 가스멀티에 지었던 커맨드센터를 파괴한 이영호에게 이때부터 확실한 주도권이 간다.
이에 박성균은 이영호의 중앙멀티 뒤쪽 언덕에 드랍쉽병력을 내리며 커맨드센터를 들게 만든다. 그러나 이영호는 커맨드 센터와 SCV에는 피해가 거의 없는 상태. 박성균은 언덕에 원탱크와 원골리앗만 남겨두고 나머지 병력은 드랍쉽에 태워 자신의 앞마당쪽으로 회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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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는 그사이에 박성균이 남겨놓았던 병력을 드랍쉽에 탄 병력으로 정리하고 박성균의 스타포트가 있는 언덕에 골리앗 한기와 SCV를 내려 스타포트를 파괴하고 터렛을 건설하기 시작한다. 그 사이에 이영호는 멀티를 하나더 선점한다. 박성균은 5시에 있던 이영호의 터렛을 치우고 5시 본진을 점령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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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균의 드랍쉽이 빠진 사이에 박성균의 중앙멀티쪽 언덕을 선점한 이영호. 박성균이 드랍쉽으로 언덕위의 병력은 치워내지만 이영호의 나머지 탱크들이 언덕아래에서 지원사격을 한다. 그후 이영호는 팩토리를 2개 더 늘리고 미네랄멀티에 커맨드 센터를 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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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균은 5시스타팅에 커맨드를 건설하지만 아직도 팩토리는 4팩상태. 센터는 이미 이영호가 점령한 상태고 움직이는 병력또한 이영호가 더 많은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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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도 이영호는 특유의 확장력을 발휘하여 11시 스타팅에 커맨드 센터를 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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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으로 5시의 대비가 견고한 것을 본 이영호는 박성균의 중앙멀티쪽으로 드랍쉽병력과 탱크부대를 진격시켜 탱크 4기와 골리앗 한기가 지키고 있던 박성균의 멀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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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박성균은 이영호의 5시쪽 중앙멀티로 병력을 진격시켜보지만 이영호의 SCV와 방어병력에 의해서 막히고 GG를 선언한다.


*  *  *  *

테테전에 있어서 S급과 S급 테란의 대결은 이렇게나 재미있는 경기가 나오는 구나 싶었다.
경기 결과가 내가 응원한 대로 나와서 더욱 흐뭇했고. *^ ^*

불꽃의 심장을 가진 이영호와 얼음의 심장을 가진 박성균.
다른 듯 닮아있는 두 테란은 서로를 만나면 재미있는 경기양상을 보여준다.
활활 타오르던 이영호는 냉철한 면을 보이고, 냉철하던 박성균은 불처럼 끓어오르는 면을 보인다.

이영호만 아니였다면 박성균의 빌드는 왠만해서는 먹혔을 것이다.
또한 이영호의 상대가 박성균이 아니라면 저렇게 수준높은 테테전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한 수 한 수가 감탄스럽고 놀라웠다.

박성균은 테테전에서 노스캔 빌드를 즐겨하는데 이영호와의 대결에선 스캔을 다는게 낫지 않을까.
그리고 전맵에 SCV를 퍼트려서 스캔으로는 얻을 수 없는 더 광범위하고 동시적인 정보의 습득은
박성균이 먼저 보여준 것인데 이영호는 그것을 어느새 자신의 플레이에 포함시키고 그 빌드를 사용해서
빌드를 만들어낸 박성균을 이긴다.

이 둘의 대결은 테테전에서 필요한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경기를 보여준다. 상대방보다 유리한 거점장악과 정보를 취득하고, 자신이 취득한 정보를 분석하여 상대방의 위치와 행동을 예측하는 것까지.
초반 빌드가 갈리고, 박성균의 날빌이 생각보다 아래의 성과를 거둔 순간 주도권은 이영호가 잡게 되었으며
이영호는 그 주도권을 한 번도 놓지 않았다. 박성균이 분투해 보지만 이영호는 계속 한 점 한 점 박성균이
해야할 것을 예측하고 그것을 차단해 버린다. 점점 차이는 벌어지고 압도적인 물량차이에 GG.

이영호의 가능성. 그것의 발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구나. 무서워 무서워.
그리고 성균이의 경기력도 정말 좋았다. 뭔가 잘못한 걸 꼬집어 보고 싶은데 딱히 성균이가 잘못한 것도
없고-_- 이 경기는 이영호 박성균 이었기에 만들 수 있었던 놀라운 동족전 이었다.

너무 놀라운 경기고 영호가 기특해서 리뷰를 썼는데 이게 무슨 헛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시간이 늦어서도 그렇고 내가 테테전에 대한 감각이 별로 없어서도 그렇고.
그래도 영호는 잘했다-♡ 그러나 난 영호를 칭찬한지 30분만에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고 말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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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는 포모스]

통신사 라이벌이라고 불리는 두팀이 전기리그 개막전에서 맞붙었다.
집에서 티비로 시청하는 내내 응원하는 팀의 승패에 따라서 긴장을 했다가 놨다가 하기를 반복.
결국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까지 넘어가게 되었다.
두팀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뻔해 보였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원하던 그 매치가 성사된다.
나는 죽을 맛이었지만-_- 엉엉엉어ㅓㅇㅇ엉엉

하튼 맵은 신맵인 안드로메다, 테란이영호 1시 프로토스김택용은 5시의 스타팅.
테프전에 있어서 본진간의 사이가 멀면 토스에게, 가까우면 테란에게 웃어주는 것이 기본인데다가
안드로메다는 신맵중 세로간의 거리가 특히나 짧아보였기에 김택용은 특유의 셔닥을 준비.
그러나 상대 이영호는 이보다 영악할 수가 없다. 빌드빨이라고 하지만 그의 강력함은 상대에 맞춰나가는
능력의 탁월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토스빠로썬 터렛은 사기성이 강한 방어타워다. 리버를 씀에 있어서 셔틀의 이동경로에 제한을 주며
다크를 씀에 있어서도 디텍팅기능때문에 견제공간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셔틀다크를 시전한 만큼 멀티는 늦어졌고, 그만큼 테란에게 피해를 주어 전진속도를 늦춰야하지만
김택용의 셔틀다크는 탱크한기를 잡은 것을 제외하곤 전혀 피해를 주지못했다.
원팩시즈업더블을 시전한 이영호는 셔틀다크를 안전하게 막으며 본진에 있는 미네랄멀티까지 먹고
9팩까지 늘리며 공1업타이밍에 벌처탱크와 소수 골리앗으로 전진을 시도한다.
그와 동시에 가져가는 3시멀티라니-_- 이영호의 뒷심은 그 경악할만한 멀티능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테프에서 토스는 일반적으로 테란보다 한개에서 두개정도의 멀티를 더 먹어야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김택용의 6시 섬멀티는 프로브의 충원이 늦어 멀티로서의 기능이 미약했던 것 같다.
이영호는 아비터를 선택한 김택용에게 다수스캔을 활용하며 업그레이드 된 지상군의 진격을 통해
결국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프로토스는 테란을 상대로 제3멀티를 가져가는 타이밍을 벌어야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있다.
아니면 초반에 끝내거나-_- 김택용은 후자를 선택했고 잘쓰던 셔닥빌드를 들고 나왔지만 이영호는
그것을 예상하기로 한듯이 터렛을 적정위치에 아끼지 않고 지어 셔닥에 의해서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았다.
테란이 먼저 멀티를 안전히 성공한 상태에서 승기는 어느정도 이영호에게로 넘어갔다고 본다.
그런 상황은 김택용이 이영호보다 더 잘한다고만 해서 극복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영호가 한 번 이상의 실수를 해주어야 극복이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영호는 그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서두르지 않았다.
결국 김택용은 그 격차를 극복해내지 못했고, 가까운 러쉬거리와 토스보다 앞서 미네랄멀티까지 먹은
테란의 자리잡기에 힘입어 이영호의 승리로 끝. 테란은 캐사기네효. 아니 영호가 캐사기인가?

아 여튼 다 개소리고, 택용이도 수고 많았고... 너 테란전은 언제 나아질꺼니-_-
그리고 영호 꼬꼬마 잘했어요~
케텝은 이렇게 시작부터 똥줄타게 가는구나. 그래 승점은 케텝에게 사치지.




느즈막히 오후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다가
어제 빌린 만화책 한권을 집어들고 어슬렁 집을 나섰다.
목도리에 코트까지 중무장하고나니 겨울바람도 그닥 춥지 않았다.

투표장소에 들어서서 주민등록증을 내밀고 몇가지 과정을 거쳐
투표용지를 받아 들었다.

기분이 참 묘했다.

이 한표가 무슨 의미를 갖게 될까. 의미가 있긴 한걸까.
기표소 안으로 들어서서 도장을 집어들고 얼마간을 고민했다.
내 머리속은 아직도 두명의 후보중에 택일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그래도 내 소신껏 한사람의 이름옆에 도장을 꾹 하고 누르고 반으로 접어
투표함에 집어 넣었다.

그순간만큼은 천근의 짐을 덜어버린 것 같았다.
내 표가 죽은 표가 될 수 도 있고, 또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내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했다는 것에 의의를 둬야겠다.

인생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투표를 하게 될지는 짐작이 안가지만,
내게 두번째 투표이자, 첫번째 대통령선거는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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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성 내용은 없으니 아직 책을 읽지 않으신 분도 걱정하지 마시길.

원서를 샀으나 여름내내 아르바이트 일정과 개강후 몰려드는 과제들로 인해서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는데 한글판이 떡하니 나왔다.
학교 도서관에서 1,2권을 빌려서 읽다가 3권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아 시험이 끝나면 사야지.
시험이 있으니까 참아야지라고 생각하다가 오늘 4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급하게 도서 대여점에서 3,4권을 빌려 왔다. 나중에 소장본으로 나오면 한꺼번에 다 살까 생각중.

중 1때 친구의 추천으로 읽었던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이 기억난다. 오타가 섞인 마법사의 돌 챕터 1을
직접쳐서 프린트 해줬던 친구와 그 나이에 7권완결이 나오려면 우리가 대학까지 가야겠지 라며 킬킬댔던
그 추억들이 떠오른다.
어느새 대학교 졸업반을 향해가는 나이가 되어서 7권을 다 읽고나니 기분이 이상야릇하다.

책이 왜이렇게 안나오냐며 롤링아줌마 욕도 바가지로 했지만 책이 나올때마다
꼬박꼬박 찾아서 보는 나는 어쩔 수 없는 팬이었나보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매 권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을때마다 인터넷에 떠돌던 매편예고덕에 책장을 펼치며
조금은 두려운 마음을 갖기도 했고, 4권이후로 한권이 출판될때마다 길어졌던 기다림의 시간들은
어느정도 짜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두려움과 짜증이 그리워진다.
더이상은 그렇게 좋아하며 기다릴수가 없다는 그 사실이 조금.. 아니 많이 슬프다.

해리, 그리고 소설속의 많은 인물들이 나와 함께 성장해왔었는데
이제는 나혼자 시간의 흐름을 걸어가야한다는거다.
길동무를 잃는 것이 이렇게 슬픈 일일줄이야.

책을 볼때마다 느껴지던 짜임새 강한 이야기들은 언제나 내게 최고로 남아있을것 같다.
지금은 외국에 유학가 있는 이책을 처음 추천해준 친구의 얼굴이 몹시 보고 싶어진다.
마지막으로 10년간 내욕을 많이도 들으셨던 롤링에게 머글의 찬사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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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장을 나눠주겠다는 글에 덜컥 내 메일주소를 써놓자 곧 메일로 초대장이 날라왔다.
조금은 두근두근 거리면서 닉네임은 뭘로 할까, 주소는 뭘로 할까 괜스레 걱정으로 이틀을 보내고서
*-_-* 가입을 했다! 생각한 것보다는 조금 어렵다. 열심히 사용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얼마간은 일기장으로 이곳을 애용할지도 모르겠다.

여튼 만나서 반가워 티스토리, 그리고 내 블로그!
앞으로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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